[이선 변호사] 기업소송과 이혼소송
페이지 정보

본문
변호사가 되면서,
"이혼을 전문으로 해봐" 라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그 말을 들으면 들을 수록 이혼 변호사는 되기 싫었습니다.
솔직하게 고백하면,
TV 미국 드라마 같은 곳에 나오는 Corporate Law 를 다루는 변호사가 되어
멋진 모습이 되고 싶기도 했고,
이혼이라는 두 글자가 너무 부담스러워서, 다른 사람의 이혼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자신이 없었다.
그런데
변호사 경력이 쌓이다 보니,
요리조리 피해도 벌써 여러건의 이혼 소송을 했다.
기업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돈문제
그리고 돈 문제는 대주주들, 대표님들의 결혼 및 이혼과
떼어지지 않는 문제고
대주주의 결혼과 이혼으로 지배구조가 달라지기도 하기 때문에
기업 변호사를 하면서도
이혼 소송에 심장이 쫄깃해 지게
밤잠을 설치며 열심히 하기도 했다.
그리고 그렇게 나도 나이가 들어갔다.
소송 중에 중요하지 않은 소송은 하나도 없다
모든 소송에는 감정이 섞여있고
안타까움과 억울한 눈물이 스며있다.
그리고 나쁜놈과 거짓말도 숨겨져 있다. (분명히 숨겨져 있다)
예전에 공부할 때 교수님 한분이,
4000억짜리 소송이 중요한게 아니라,
4천만원 임차 보증금이 정말 중요한 거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다.
그런데 막상 소송을 해보면,
그리고 사내변호사를 해보면,
그렇지는 않다.
4천만원도, 4천억도, 눈물과 억울함과 피와 땀이 다 서려있다.
내가 기업변호사가 되고 싶었던 이유는
그 일에 감정이 없을 거라고 생각해서였다. 하지만 거기도 다 감정이 있다.
감정이 없는 쉬운 돈이라는 것이 과연 있을까 싶기도 하다.
기업소송을 이끌면서도 잠을 잘 못자는 경우가 많은데,
결국에는 이 소송에 얽힌 대표님의 마음때문이다.
돈에 대한 상실은 두번째다. 얼마나 억울하실까하는 마음에
소송이 생각대로 빨리 진행되지 않거나 하면 가슴이 탄다.
그런데 이혼소송에서는 신기하게도
돈 문제가 첫번째지, 하는 생각이 든다.
이혼 상담을 하고,
서면을 작성하고,
상대방의 서면에 대해 다시 내 의뢰인과 회의를 하면
대부분의 이야기와 세부사항에는 감정이 짙게 실려있게 마련이다.
100건도 안되는이혼 사건의 경험을 두고,
이혼은 이런 것이다. 삶은 이런 것이다, 하는 건방을 부리고 싶지는 않다.
그동안의 힘든 시간을 마무리 하는 것이라 그런 것일까.
그리고 지금은 더이상
이혼소송을 마다하지 않는다.
어떤 것도 감정이 없는 것은 없으니까
그리고
이혼 소송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소송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돈 문제가 가장 중요하면서도, 돈을 다 떠나서)
많이 들기 때문이다.
관련링크
- 이전글[이선 변호사] 법원은 기계가 아니다. 24.02.20
- 다음글[이선 변호사] 국제상속 어떤 법이 적용되나? 24.02.2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